김상자 작가 「사계의 노래」 작품론
본고는 김상자 작가의 「사계의 노래」를 ‘계절말(=한국어 환경에서의 kigo)’이 엮어내는 생활 감각의 연대기로 규정하고, 대표 12편을 중심으로 계절말의 문화적 축적, 이미지 전환(끊음/여백), 그리고 시대적 징후를 분석한다. 김상자의 계절은 산벚·라일락·은행나무 같은 자연 표지에만 머물지 않고, 입춘·우수 등 24절기의 달력 시간, 정월대보름·동지 팥죽 같은 세시 의례, 파전·막걸리의 식탁, 라디오·에어컨·편의점 등 근현대 생활 사물을 한 화면에 겹쳐 놓음으로써 ‘계절=살아낸 시간의 방식’임을 드러낸다. 이러한 재배치는 전통 하이쿠에서 계절어가 수행해 온 문화적 호출 기능을 한국적 생활어로 확장한 것으로, 계절말이 자연의 기호이자 한 세대의 감각 기록이 되는 지점을 보여준다. 또한 한국어 3행 정형에서 ‘끊음’은 시작구-가운데구-나오는구의 전환 구조로 구현되며, 나오는구가 결론이 아니라 독자의 경험을 덧대게 하는 열린 문장으로 작동함을 확인한다. 특히 에어컨·라디오·편의점의 등장은 도시화·산업화 이후의 계절 체험 조건을 표면화하고, 동지 팥죽의 액막이 관습은 음식 의례가 공동체의 불안과 희망을 다루는 방식임을 환기한다. 결론적으로 「사계의 노래」는 계절을 ‘바깥의 날씨’에서 ‘안쪽의 마음’과 ‘함께 살아온 시간’으로 접속시키며, 한국하이쿠가 포괄할 수 있는 감각의 폭을 생활사적 차원에서 확장한다. (작품 인용은 모두 제공 원고에서 발췌)
핵심어: 김상자, 사계의 노래, 한국하이쿠, 계절말(kigo), 끊음(kireji), 세시풍속, 생활사, 근현대 사물, 음식 의례, 감각의 연대기
김수성 · 2026년 1월 19일 · 조회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