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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기고 · 김수성 · 게시: 2026년 1월 8일 · 작성: 2026년 1월 8일 23:10 · 수정: 2026년 5월 5일 01:36 · 조회 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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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피하는 인문학이 아니라 AI를 길들이는 인문학문화평론가 김수성AI가 글을 쓰고, 요약하고, 번역하며, 이미지와 음성까지 생성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제 사람들은 묻는다. 인문학의 자리는 줄어드는가. 인간이 오래 붙들어 온 읽기와 쓰기, 해석과 판단의 역할은 기계에 의해 대체되는가. 그러나 이 질문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다시 물어야 한다. AI 시대에 인문학은 사라지는가가 아니라, AI 시대에 인문학은 무엇을 새롭게 맡아야 하는가를 물어야 한다.나는 지금이 인문학이 약해지는 시대가 아니라, 오히려 더 절실해지는 시대라고 본다. 다만 그 전제는 분명하다. AI라는 도구를 막연히 피하거나 거부하는 태도만으로는 인문학의 자리를 지킬 수 없다는 점이다. 도구를 기피하는 것과 도구에 종속되는 것은 모두 충분한 답이 아니다. 문제는 AI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어떤 관점과 책임 속에서 사용할 것인가에 있다. 그러므로 오늘의 인문학은 “AI를 피하는 인문학”이 아니라 “AI를 길들이는 인문학”이어야 한다.지금 시대의 가장 큰 변화는 생산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데 있다. 글은 빠르게 만들어지고, 요약은 즉시 제공되며, 번역은 몇 초 안에 이루어진다. 이전에는 많은 시간과 노동을 요구하던 작업들이 이제는 자동화된 도구의 도움을 받아 손쉽게 수행된다. 그러나 생산이 쉬워졌다고 해서 의미가 저절로 깊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텍스트가 많아질수록 더 중요해지는 것은 무엇이 믿을 만한 말인지, 무엇이 책임 있는 해석인지, 무엇이 공정한 판단인지를 가려내는 능력이다.이 능력은 기계가 완전히 대신해 줄 수 없다. AI는 문장을 생성할 수 있지만, 그 문장이 어떤 역사적 맥락에서 나왔는지, 어떤 가치 판단을 포함하고 있는지, 누구의 목소리를 지우고 누구의 경험을 과장하는지까지 스스로 책임지지는 않는다. 정보가 넘칠수록 인간의 해석과 판단은 더 무거워진다. 인문학의 역할은 바로 이 지점에서 커진다. 인문학은 단순히 정보를 생산하는 학문이 아니다. 인문학은 의미와 맥락, 가치와 책임을 다루는 학문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인문학은 정보 생산의 속도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가 어떤 의미를 갖는지 묻는 방향으로 자신을 새롭게 세워야 한다.이 점에서 AI는 인문학의 적이 아니다. AI는 인문학의 도구가 될 수 있다. 특히 연구와 글쓰기의 현장에서 AI는 반복적이고 소모적인 노동을 줄이고, 연구자가 더 중요한 해석과 판단의 영역에 집중하도록 돕는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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