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하이쿠연맹 Korea Haiku Federation

하이쿠 칼럼

짧은 시와 긴 사유가 만나는 한국하이쿠연맹의 열린 문학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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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덜어낼 수 있는가

국을 끓이다 보면 문득 손이 멈출 때가 있습니다. 간이 세어 소금을 조금 덜어내면서도 이상하게 깊어지는 맛 앞에서입니다. 덜어냈는데도 사라지지 않는 것들. 얼린 동태를 넣고 국물을 끓이다 보면 부엌 안에 바다가 들어온 듯합니다. 김이 오르고 숟가락을 넣어 한 번 저을 때마다 보이지 않던 시간들이 조용히 풀려 나옵니다. 지나온 날들,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 그저 삼키고 넘어갔던 순간들. 우리는...

🗓 2026.08.19 ✍ 오기석 🏷 하이쿠칼럼
사과꽃은 하나의 시가 된다

사과꽃은 하나의 시가 된다 문학

사과꽃은 봄의 절정에 피어나면서도 이미 결실을 예고하는 꽃이다. 벚꽃이 흩날림과 소멸의 미학을 보여 준다면, 사과꽃은 맺힘과 이어짐의 서사를 품고 있다. 일본 하이카이 전통에서 꽃의 중심이 주로 벚꽃에 놓여 있었다면, 사과꽃은 그 주변부에서 현대 한국하이쿠가 새롭게 감각을 확장할 수 있는 소재가 된다. 사과꽃은 농경의 시간, 노동과 기다림, 미래의 결실을 함께 담고 있으며, 계절말로서 한순간 속에 과거·현재·미래의 시간을 압축한다.

필자 · 김수성

2026.04.29 ◉ 130
서리, 억새풀, 그믐달의 세 장치 ― 오기석의 한국하이쿠 「귓가에 서리」 읽기

서리, 억새풀, 그믐달의 세 장치 ― 오기석의 한국하이쿠 「귓가에 서리」 읽기 문학

오늘은 오기석 작가님의 작품을 통해 잠시 숨고르기를 해 볼까 합니다. 세 개의 장치인 서리-억새풀-그믐달을 감상해 봅시다.귓가에 서리돌아서니 억새풀그믐달 홀로                        -오기석-한국하이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계절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 작품에서 계절...

필자 · 김수성

2026.04.29 ◉ 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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