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우 치는 밤을 배경으로 한 ‘흐느끼는 달빛’과 ‘춤추는 낙엽’의 이미지는 감정과 자연의 역동적 관계를 압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흐느끼는 달빛’은 자연이 갖는 애수와 고독을 암시하며, 폭풍우라는 강렬한 외부 상황 속에서도 섬세한 감정의 흐름을 시사합니다. 동시에 ‘춤추는 낙엽’은 격렬한 밤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삶과 존재의 움직임을 표현하며, 모든 것이 변하고 흩어지는 순간의 미학을 강조합니다.
배정선 선생님의 작품은 자연의 변화무쌍함과 동시에 인간 내면의 감정을 함께 담아내어 하이쿠의 짧은 형식 안에서 풍부한 이미지와 감각적 상징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한국하이쿠연맹 안수현 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