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国ハイク連盟 Korea Haiku Federation
하이쿠 칼럼 매미

떨어져 누운 것들

여름 한복판, 울음을 다 쏟아낸 매미의 껍질을 통해 ‘남겨진 것들’을 바라본다. 떨어져 누운 숨, 눈, 소리, 말들— 생은 그렇게 한순간에 꺼지고, 흔적만이 조용히 남는다. 이 글은 그 침묵의 무게와, 사라진 것들의 마지막 온기를 따라가는 기록이다.

매미 필자 오기석 2026.05.03 조회 3



매미의 껍질

한 생을 다 울고 간

굵은 소리여


매미가 울었다.


붉게 타올랐다가 검게 식은 열기가

땅 위로 쏟아지던 여름날,

숨소리 하나가

뚝—

떨어져 누워 있다.


생각 많은 날,

꽃처럼 피고 스러진 자리마다

마른 날개 하나가

가만히

누워 있다.


뚝— 뚝—

비가 온다고 했다.


푸른 하늘 아래

심장이 터지도록 울던 그때,

남자의 눈 하나가

떨어져

땅 위에 누워 있다.


허기를 삼킨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누워 있다.


나는 고이 접힌 매미의 껍질을

조심스레 들어

담장 그늘에 올려놓았다.


뚝— 뚝—

비가 온다고 했다.


나는 잠시 그 껍질을 바라보다

다시 비를 들었다.


소리 없는 생의 흔적은

언제나 그렇게

갑작스럽고,

조용하다.


그 남자의 눈

여름과 가을 사이

우는 매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