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国ハイク連盟 Korea Haiku Federation
하이쿠 칼럼 기억

물속의 모습은 어떨까

여름 냇가에서 다슬기를 잡던 날, 손끝에 닿은 물의 감촉이 오래 묻어 있던 기억을 깨운다. 어릴 적 물속을 들여다보던 아이의 질문은 세월을 건너 다시 돌아온다. 흘러간 것은 시간일까, 아니면 우리일까.

기억 필자 오기석 2026.05.01 조회 14
물속의 모습은 어떨까

물속의 모습은 어떨까

여름 냇가에서 다슬기를 잡았다.

발목을 감싸는 물의 기운이 서늘했다.

매끈한 돌 사이로 작은 것들이 숨어들고,

손끝에 닿는 감촉이 햇살처럼 번졌다.

오랜만에 고향 친구들과 웃음을 섞어

물에 발을 담그니,

잊고 지내던 강의 숨소리가 돌아왔다.

어릴 적, 나는 자주 물속을 들여다보곤 했다.

“물속의 모습은 어떨까.”

어항을 들고 묻던 소녀,

걷어 올린 바짓가랑이 사이로 번지던 하늘빛,

물 위로 흘러가던 구름.

갈대와 잠자리의 풍경이

아직 눈에 선하다.

그러나 물길보다 먼저

이별이 흘러갔다.

소년과 소녀는 물을 떠나

공장으로 흩어졌다.

자개공장, 자동차 정비공장,

미싱과 가발공장.

하루의 끝,

손바닥에 남은 것은

물길이 아니라

기름과 먼지였다.

세월은 돌처럼 쌓였다.

주름진 손을 다시 강물에 담그니,

물살이 스치며 묻는 듯하다.

“물속의 모습은… 어떨까.”

다슬기는 여전히 돌에 숨어들고,

강물은 아무 일 없다는 듯 흐른다.

해바라기는 피고,

부추밭이 이어지고,

고구마 줄기를 다듬던 손은

주름을 간직한 채 남아 있다.

흑백사진 속

까까머리 소년과 단발머리 소녀는

여전히 눈부시다.

강물은 오늘도 흐른다.

모든 것을 안은 채,

여름이 숨 쉰다.

나는 다시 손을 담근다.

물속의 모습은… 어떨까.


돌 틈으로

매끈매끈 다슬기

숨 쉬는 여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