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을 오랜만에 찾았다.
강둑을 걸어오는 친구는 점점 작아져, 풀꽃처럼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논두렁에는 새 풀이 돋고, 묵은 돌담 사이로 햇빛이 들었다.
바람이 스쳤고, 우리는 말없이 걷기도 하고, 오래된 기억을 꺼내 웃으며 이야기하기도 했다.
또 한 사람이
산 넘어 넘어가네
뻐꾸기 소리
순간, 어디선가 뻐꾸기가 울었다.
그 소리만 산 너머 오래 따라갔다.
친구는 천천히 걸어갔다.
굽은 어깨와 뒤틀린 손발이
마치 오래 바람 맞은 뒷산 소나무 같았다.
친구 얼굴 위로
뻐꾸기가 울고 있었다.
해가 기울 무렵, 우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막 심어놓은 논에서는 어린 벼들이 바람 따라 흔들리고,
개구리 울음소리가 논물 사이로 번져가기 시작했다.
등짝에 한숨
개구리 울음소리
사이사이에
논물 냄새 속에서
나는 오래 잠들어 있다가
잠시 깨어난 듯했다.